이 책은 2009년 이후,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지원사업으로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이 수행한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성장사회로 발전을 위한 법적 기반구축”과제의 참여 교수님들과 법학연구원 연구교수님들이 그 동안 연구한 결과물들을 엮은 것이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주제에 대한 법학적 논의의 폭을 넓히고, 의미 있는 시론을 제시함과 더불어 한국연구재단의 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또 향후 연구에 시금석이 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물질적 풍요의 부작용이며, 1970년대 이후, ‘성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패러다임 달성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최근의 과학적 연구와 증거를 토대로 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는 현재의 세계 평균 기온과 해수 온도의 증가, 해수면 상승 등을 통해 지구 기후체계의 온난화가 명백하고, 이로 인해 인류사회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지 않으면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 결과가 초래됨은 물론 인류사회에 있어서도 중대한 생존의 위협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하였으며, 이후 지난 20여 년 간의 국제적인 공조체제는 경제·사회적 측면뿐만 아니라 법적인 측면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둘러싼 논의들은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학문분야인 경제학과 정치학, 사회학적 연구는 물론 전통적인 법이론들에 따른 규제 – 환경기준 및 배출허용기준, 세금, 인허가 등 - 방법과 이에 대한 연구는 뚜렷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제정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과 재정·경제적 논의를 연계하여 국가의 기조정책으로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경제의 관계, 현세대와 미래세대 간 그리고 세대 내의 형평(정의)의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못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법학분야에서 다루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배출권거래제도(Emission Trading System)를 중심으로 한 논의를 비롯하여 탄소세 등 조세제도, 대기와 생물다양성 등 환경법 전반과 나아가 인권과 정의에 이르기까지 점차 새로운 이슈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이 책은 이러한 논의들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법학의 과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배출권거래제 구현과 관련된 논의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2015년 시행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에 관한 법률안상의 온실가스 배출권의 법적 성격과 할당의 법적 과제를 다루었다(제1절). 법리적으로나 입법정책적으로 법학자 및 실무자들에 상당한 난제를 부여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도와 관련하여 배출권의 할당과 거래의 법적 근거, 배출권과 헌법상 기본권과의 관계 및 할당방법에 대한 비교법적 논의들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제에 대해 본질적 측면에서의 충분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다음으로 배출권거래제도를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의 국내법적 시행조치와 WTO체제를 다루었다(제2절). 기후변화 대응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지와 관련하여 배출권의 무상할당이 WTO 부속협정인 보조금·상계조치협정에 위반하는지, 배출권 구입 요건이 GATT협정에 위반하는지 분석하고,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WTO체제와 조화할 수 있는 배출권거래제도의 설계 요소 및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어서 EU 입법례와의 비교법적 고찰을 중심으로 배출권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에 관한 연구를 다루었다(제3절). 배출권거래제도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배출권거래 시 발생되는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과세문제에 대하여 배출권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제의 내용, 평가 및 그 대안을 EU의 배출권거래 관련 부가가치세제와 비교법적으로 고찰하였다.  
  제2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배출권거래제와 더불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탄소세의 법적 설계에 대한 논의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탄소세의 준비와 설계(제1절)에서는 현행 에너지관련 세제와 그 문제점의 검토를 토대로 탄소세 도입 시 고려요소와 탄소 배출로 인한 경제적·환경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책임 담보를 위한 탄소세제의 설계에 관한 담론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탄소세 과세의 헌법적 정당성 및 허용성에 대한 소고(제2절)에서는 실정 조세법규의 해석과 적용에 치중해 온 조세법학의 관점에서 헌법이론적·헌법철학적 관점에서 탄소세의 헌법적 정당화 근거와 헌법적 허용성의 기준에 관한 담론을 다룸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법학 연구에 있어 탄소세 과세의 입법론적 문제를 검토하였다.
  제3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기업의 역할과 관련한 논의들을 다루었다. 먼저, 상·하수도 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입법정책적 과제를 다루었다(제1절). 지방 상·하수도 구조 개편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법적 검토와 민영화 등 다른 대안의 검토를 통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관리 제도 및 법체계 변화의 필요성을 논의하였다.
  다음으로 날씨파생상품의 도입 및 운용방안에 관한 연구(제2절)에서는 날씨파생상품의 개념과 날씨보험의 비교·검토, 주요 국가의 날씨파생상품 규제체계 등을 분석함으로써 날씨파생상품의 국내 도입 및 운용방안에 대해 제시하였다. 이어서 기후변화 관련 이사의 책임에 대한 소고(제3절)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환경의 변화, 경영판단의 원칙을 비롯한 이사의 의무 및 책임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후변화 관련 의사결정 및 위험관리에 있어 이사의 책임 강화에 관한 담론을 담고 있다.
  제4장은 기후변화 적응 향상을 위한 전제로서의 환경정의를 논의하였다. 오늘날 기후변화 문제는 경제적 또는 환경적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의 영역에까지 연계되어 논의되고 있다. 이에 환경정의 개념의 외연과 내포: 헌법해석론 및 환경법적 함의(제1절)에서는 환경 및 환경정의 개념을 언어철학 및 법학방법론상의 반성을 통해 재구성 및 변용함으로써 환경정의와 환경적 정의의 개념을 구별하고, 생태철학 및 심층생태주의와 윤리, 환경법상 환경정의 이념 및 개념의 법제 및 사법적 수용과 실천의 현황을 검토하였다. 나아가 헌법해석의 관점으로서 환경정의를 대입한 일종의 시론으로 우리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생태철학적 해석론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본 환경책임법에 대한 소고(제2절)에서는 환경손해 및 환경책임법제의 정립과 이를 둘러싼 국제적 입법 동향을 분석하고,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환경책임법적 쟁점을 검토함으로써 환경책임법 제정에 있어서의 주요과제를 제시하였다.
  제5장은 기후변화 법학의 개별영역으로 기후변화 적응·완화를 위한 환경행정과 법·정책적 과제를 다루었다. 먼저, 환경계획재량의 통제규범으로서의 형량명령(제1절)에서는 환경계획에서의 형량명령과 계획재량의 문제를 검토한 후, 환경계획에서 형량명령을 통한 환경분쟁해결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다음으로 국내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법적 과제(제2절)에서는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입법·정책적 논의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요소로서의 지속가능한 이용의 관점에서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논의하였다.

2014년 6월 
편저자 김 성 수